2차 창작 17

[스파패] 트위터 잡담 백업

(1) 본업하다가 서로 마주치는 거짓말쟁이들 보고 싶다.. 로이드 요르 유리 중에 제일 먼저 들키는 사람 아마 유리일 것 같은데 ㅋㅋ 로이드랑 아냐는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그냥 음~ 하고 넘어가는데 요르 혼자 대충격 먹고 동공지진했으면 조켓다 본인도 손에 피묻히고 다니면서 험한 일 하는 남동생 걱정에 눈물 글썽글썽한 가든 넘버원 암살자 누나가 원체 맹하고 순진하니까 대충 그럴 듯한 변명으로 얼버무리려다가 눈물 보고 멘탈 파스스 흩어지는 브라이어 소위.. 미미아내 누나 그치만 그치만..! 우와아아악 아니야 미아내 잘못했서 누나를 울리다니 난 스레기야 (2) 반대로 누나가 암살자 일 하는 걸 알게 된 유리.. 충격은 먹어도 의외로 침착할 것 같은데 오히려 요르가 먼저 멘탈 무너져서 수습을 못할 것 같다 자존..

2차 창작/썰 2022.07.21

외다리 병정

더보기 그는 쉬이 잊혀진다. 숨이 붙은 것들이 으레 가진 옅은 인기척조차 가볍게 죽일 수 있었다. 그는 낙엽 위를 소리 없이 걸었고 그늘 아래 고요히 녹아들었다. 길가에서 스친 그 흐릿한 얼굴을 한나절 이상 기억하기란 수월치 않았다. 무던하고 특출난 데 없는 인상에 매사 실없이 웃는 낯짝. 그는 쉽게도 유능한 밀정이 되었다. 어떤 이는 그것을 재능이라 불렀다. 역설적이게도 그는 재능을 망가뜨리기 위해 평생 부던히 노력하며 살았다. 코흘리개 시절에는 이것이 자신의 소극적인 성정에서 발현된 단점이라 생각했다. 머리가 좀 굵자 이를 부끄럽게 여겼고, 어울리지 않는 옷과 행실을 덮어쓰고 개성을 연기하곤 했다. 다만 나이가 드니 요즘은 그마저도 부질없음을 깨달았는지 제 삶을 거스르려 들지 않는다. 모난 데 없이 ..

2차 창작/글 2022.03.15

잔열

더보기 그는 볕이 들지 않는 자리에 죽어 있었다. 닳아 부러진 손톱으로 흙바닥을 움킨 채 텅 빈 시선만을 위로 한 얼굴이 그늘 아래서 맥없이 이쪽을 응시했다. 눈길이 닿자 늦여름 더위에 반쯤 녹아내린 눈동자가 반가이 미소짓는다. 오래 기다렸어요? 수백 번을 그렸던 목소리가 꿈틀거리는 목구멍 밑에서 나직이 속삭이는 듯한 착각. 그녀는 홀린 것처럼 다가가 그 곁에 천천히 허물어졌다. 하염없이 흘려보낸 여름과 시야가 이지러드는 더위의 끝자락에서 연인의 초라한 마지막을 마주한다. 웃는 듯 보였던 마른 입꼬리를 쓸자 벌어진 입술 새로 날벌레가 들끓었다. 힘에 겨워 뱉은 옅은 숨결조차 머리 위를 뒤덮는 매미 울음소리에 묻혀 사그라들었을 어느 외로운 여름. 멎었던 시스템이 과열된 모터를 굴려 사고하기 시작했다. 어지..

2차 창작/글 2021.08.19

[이영싫] 트위터 잡담 백업

(1) 5년 후 헤랩 왼손 약지에 둘 다 반지 끼고 있을 거 생각하면 기분이 조크든요 근데 막상 반지 맞춰도 며칠 끼다가 더 안 낄 것 같지.. 설거지하다 수챗구멍에 한 번 빠트린 후로 그냥 보관함에 넣어두는 헤이즈랑 일하다가 손가락 잘리면 잃어버릴까 봐 반지 빼고 출근하는 랩터 조끼 주머니에 넣어뒀다가 잃어버린 랩터가 우물쭈물 나 반지 잃어버렸다고 고백하면 헤이즈 표정 좀 짜게 식는데 결혼반지 잃어버려서가 아니라 금반지 잃어버려서임 (2) 랩터랑 같이 있는 다나한테 질투하는 헤이즈 귀엽지.. 그런 거(?) 아니라고 필사적으로 변명하는 랩터도 귀엽고 평소에는 목석같이 굴면서 질투할 때는 착실하게 질투하는 헤이즈.. 얼굴도 잘났고 능력도 있고 그만큼 근자감도 쩔지만 서장님한테는 밀리니까 내심 경계하는 것 ..

2차 창작/썰 2021.01.21

[은혼] 트위터 잡담 백업

(1) 하는 말마다 무시당하고 비중도 역할도 희미하던 조연 캐릭터가 결국 쌓인 게 봇물처럼 터져나올 즈음에 타마씨 품에 안겨서 왈칵 눈물 쏟는 게 보고 싶다 길 한복판에서 애처럼 엉엉 우는 삼십 대 아저씨를 끌어안고 프로그램에 입력된 다정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 기계 아가씨.. 기계인 만큼 인간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어서 어떻게 보면 작위적으로 들리는 말들이지만 거기에 서러울 만큼 위로받는 관계의 야마타마 평소에는 감정과 관계에 서툰 타마한테 다정하게 이것저것 알려주던 어른스러운 자키가 정작 본인 감정을 못 추스르고 망가졌을 때 가장 먼저 타마씨한테 위로받았으면 좋겠어 (2) 타마 씨한테 비녀를 선물하는 야마자키.. 타마가 긴토키에게 선물 받아서 머리에 꽂고 다니는 나사를 엄청나게 신경쓰고 있는 중..

2차 창작/썰 2021.01.20

바다의 노래

더보기 변덕이 심하기로 새벽녘의 바다를 따라올 것이 있을까. 해군이라는 직업은, 어쩌면 바다에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바다 그 자체와 싸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손바닥만한 조각배에 몸을 실은 노련한 정찰병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하늘에서는 이미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거칠게 몰아닥치는 파도 위에서 키를 붙든 몸이 맥없이 흔들렸다. 감이 좋고 몸이 잽싸 정찰병이라는 직책을 얻은 그였지만 이번만큼은 스스로의 감을 지나치게 맹신한 모양이었다. 괜한 만용을 부렸나, 초저녁부터 공기가 눅눅한 것이 심상치 않았는데. 굵어진 빗방울이 하얗게 질린 뺨이며 콧잔등을 사정없이 두들겼다. 뒤늦은 후회 대신 그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돛대를 힘줄이 돋도록 부여잡았다. 수영이라면 제법 자신이 있었다. 해군이라..

2차 창작/글 2020.04.28

후유증

더보기 거꾸로 뒤집힌 순찰차가 불길 속에 처박혀 타올랐다. 미처 피하지 못한 이들의 비명이 무너진 잔해 아래 메아리치는 듯했다. 히지카타는 처참한 기분으로 파편 위를 밟았다. 검붉은 땀방울이 까맣게 그을린 콧잔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야마자키가 보고한 폭발 예정 시각보다 삼십 분 이른 시간이었다. 계산에 오차가 있었던가. 그의 유능한 밀정은 망가진 시멘트 더미 위에 주저앉아 있었다. 언뜻 멀리서 그쪽을 보았을 때, 히지카타는 야마자키가 손에 쥔 것이 사람의 머리카락인 줄로 알았다. 움켜쥔 손가락 사이에서 후두둑 끊어지는 그것은 엉킨 전선이었다.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는 기계의 잔해를 손에 든 야마자키가 흐느끼고 있었다. 가슴께에 닿도록 떨군 턱 아래 맺힌 물방울이 무릎 위로 떨어지고, 어느 쪽 손인지 알아..

2차 창작/글 2020.04.16